들어가며 — 겉모습으로 사람을 단정하지 말라
어린 시절 삼국시대를 외우던 주문, “고구마 백개 심자.” 그 가운데 오늘은 ‘백제’를 붙들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본론에 앞서 한 사람의 이야기를 먼저 나눕니다. 일본의 연출가 센다 고레야(千田是也, 1904~1994)입니다. 본명은 이토 구니오. 1923년 관동대지진의 혼란 속에서 그는 조선인으로 오인되어 죽을 고비를 맞았습니다. 하인의 증언으로 겨우 살아난 그는 그날을 잊지 않으려고 ‘센다가야(千駄ヶ谷)의 코리아’라는 뜻을 담은 이름을 평생 예명으로 썼습니다.
사람은 쉽게 겉모습(相)만 보고 남을 단정합니다. 그러나 이름은 겉모습이 아니라 삶이 남긴 흔적으로 붙여질 때 비로소 그 사람의 것이 됩니다. 오늘 강의는 그 ‘이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안디옥 — 스스로 지은 이름이 아니라, 세상이 붙여 준 이름
스데반의 순교 뒤 큰 박해가 일어나자, 예루살렘의 성도들은 흩어졌습니다. 그런데 흩어진 그 길 위로 복음이 흘러갔습니다. 키프로스와 구레네 출신의 이름 없는 신자들이 안디옥에 이르러, 유대인만이 아니라 헬라인에게도 주 예수를 전했습니다.
| 절 | 장면 |
|---|---|
| 21절 | “주의 손이 그들과 함께하시매” — 많은 사람이 믿고 주께 돌아옵니다. |
| 22–23절 | 예루살렘 교회가 바나바를 보냅니다. 그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고 기뻐하며, 굳건한 마음으로 주와 함께 머물라고 권합니다. |
| 24절 |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었습니다. |
| 25–26절 | 바나바가 다소에서 사울을 데려와 일 년 동안 큰 무리를 가르칩니다. |
“이런 사람들을 뭐라고 부릅니까?”
안디옥 사람들은 그들을 크리스티아노스(Χριστιανός),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들’이라고 불렀습니다. 이것은 신자들이 스스로 내건 간판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말과 가르침과 삶을 지켜본 이방인들이 붙여 준 별칭, 곧 자칭(自稱)이 아니라 피칭(被稱)이었습니다.
이 일은 복음이 예루살렘의 좁은 민족주의를 넘어서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안디옥에서 시작된 이 이름은 소아시아와 유럽으로 퍼져, 헬라-로마 세계에 생명과 윤리의 새 질서를 심었습니다.
- 명목상 신자(자칭) — 기원: 내 입술의 선언 · 증거: 종교적 교리와 지식 · 방향: 내부를 향한 우리만의 언어
- 진정한 그리스도인(피칭) — 기원: 세상과 타인의 인정 · 증거: 정직함, 배려, 삶의 열매 · 방향: 세상을 향한 십자가의 증명
X 이야기 — 그리스도의 첫 글자
강사는 청중에게 작은 퀴즈를 냈습니다. 위아래로 뒤집어도, 좌우로 뒤집어도 모양이 같은 알파벳은 무엇일까요? H, I, O, X 같은 글자들입니다.
그 가운데 X는 특별합니다. 헬라어 Χ(키)는 ‘그리스도(Χριστός)’의 첫 글자입니다. 그래서 X-mas는 ‘그리스도의 날’이고, X-tians는 ‘그리스도인들’이며, 메모할 때 JX라고 쓰면 ‘Jesus Christ’가 됩니다.
X에 담긴 더 깊은 이야기는 「백제 Ⅱ」에서 이어질 예정입니다.
백제 — 아스카 문화와 ‘쿠다라나이’
아스카 문화의 뿌리
6세기 말에서 7세기 전반, 스이코 천황 시대에 아스카 지역(지금의 나라현 아스카무라)에서 일본 최초의 불교문화가 꽃피었습니다. 그 중심에 백제가 있었습니다.
- 불교의 공식 전래 — 백제 성왕이 노리사치계를 보내 금동석가여래상과 경전을 전했습니다(538년 또는 552년설).
- 쇼토쿠 태자의 스승 — 백제 고승 혜총이 고구려 승려 혜자와 함께 태자를 가르쳤습니다.
- 아스카데라(飛鳥寺) — 백제 위덕왕이 보낸 승려·사원 건축가·와박사가 세운 일본 최초의 본격 가람입니다. 출토된 연화문 수막새는 부여 정림사지·관북리의 백제 와당과 문양과 기법이 같습니다.
- 백제대사(百濟大寺) — 조메이 천황 때 백제천 변에 세운 절로, 왜 황실이 백제의 기술을 국가사업의 표준으로 삼았음을 보여 줍니다.
아스카 문화는 백제의 불교 철학과 건축·조각 기술이 왜 왕권의 국가 건설과 만나 맺은 열매였습니다. 강사는 이어서 동아시아 최초의 대규모 국제 해전인 백강(白江) 전투도 소개했습니다.
くだらない(쿠다라나이) — “백제 것이 아니면 하찮다”
일본어 ‘쿠다라나이’는 ‘시시하다, 가치 없다’는 뜻입니다. 이 말을 百済(くだら) + ない로 풀면, “백제의 물건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백제 사람이 아니면 믿을 수 없다”는 뜻이 됩니다.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지만, 이 해석은 오늘까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매력적인 문화적 해석입니다.
‘구다라’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세 가지 설이 있습니다. ① 큰 나라(クンナラ)설 ② 중국식 표기(郡羅)설 ③ ‘건너오다(下る)’설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것입니다. 백제라는 이름의 무게 역시 백제가 스스로 붙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바다 건너 이웃이 붙여 준 타칭이자 피칭이었습니다.
뱅크로프트 — 적진으로 날아간 비무장 헬기
아서 리처드 뱅크로프트(Arthur Richard Bancroft) 중위는 1920년 4월 18일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태어났습니다. 6·25전쟁 때 미 해병대 제1해병비행단 제6해병관측편대(VMO-6)의 헬리콥터 조종사였습니다.
| 날짜 | 일 |
|---|---|
| 1950. 9. 17 | 서울 남동쪽 적진에 추락한 항공모함 조종사를 구출 → 은성훈장(Silver Star) |
| 1950. 9. 29 | 서울 북방(의정부 방면)에서 격추된 아군 관측기 조종사를 구하러 다시 적진으로 → 피격, 30세에 전사 → 해군십자훈장(Navy Cross) 추서 |
| 1952 | 부대가 파주 문산 당고리에 세운 기지(A-9)를 그의 이름을 따 뱅크로프트 필드(Bancroft Field)로 명명 |
공격 무기 하나 없는 헬기였습니다. 살아남으려는 본능을 넘어 다른 이의 생명을 위해 자신을 던졌습니다. 강사는 이것을 전장에서 드러난 아가페적 희생이라 불렀습니다.
잭 버크 — “이 나라가 되겠나”
잭 버크(Jack Burke, 1922~1994)는 뱅크로프트 필드에서 복무하며 한 사람의 숭고한 죽음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습니다. 동시에 전쟁과 가난과 고아로 무너진 한국을 보았습니다. 그는 “이 나라에 희망이 있을까?” 탄식하며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귀국 후 시카고의 방송국에서 일했고, 고무 관련 업체에서 구매 업무를 익혔습니다. 그리고 1968년 일리노이에서 MC사를 세웠습니다. 물류 공구와 산업용 고무부품을 유통하는 회사였고, 순조롭게 성장했습니다. 훗날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몰라보게 달라진 나라를 보았습니다.
시카고 — 눈물 젖은 피자와 기적의 콜드콜
1992년, 강사는 장사 밑천 없이 맨몸으로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 내렸습니다. 하룻밤 20달러짜리 가장 허름한 방. 8달러짜리 16인치 피자 한 판을 사서, 하루 세 번 한 조각씩, 이틀을 버텼습니다.
빨간 책과 노란 책
| Red Book — 성경 | Yellow Pages — 전화번호부 |
|---|---|
| 영을 살리는 지혜의 말씀 매일 아침의 기도: “Whom do you send me today?” “하나님, 오늘 저에게 어떤 사람을 붙이시겠습니까?” | 형통을 이루는 행동의 수단 ‘Rubber Molded Products(성형 고무 제품)’ 항목을 펴고 전화를 겁니다. “God provides on my request!!” |
“한국에서 온 고무 공장 청년입니다. 한 번만 만나 주십시오.” 수많은 거절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사흘째 되던 날, 전화가 잭 버크의 회사에 닿았습니다.
목숨 걸고 지켰던 절망의 땅에서 한 청년이 찾아온 것입니다. “우리가 피 흘려 지킨 한국이 해냈구나!” 하나님이 준비하신 사람, Mr. Jack Burke와 Mike Burke. 반석인더스트리즈의 미국 시장은 그렇게 열렸습니다. 뱅크로프트의 희생이 남긴 은혜가 40년을 건너 한 청년의 개척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섭리 — 미리 준비된 공급
1950년 한국(희생: 뱅크로프트) → 1950–1968년의 기억(목격: 잭 버크) → 1992년 시카고(수혜: 강사). 세 점을 잇는 선은 사람의 계산과 기획으로는 결코 그을 수 없는 선입니다.
하나님의 방향과 내 방향이 같아지고, 내 힘 위에 하나님의 힘이 더해질 때 섭리가 이루어집니다.
Providence는 provide에서 왔습니다. “미리 준비된 것을 공급받는 것”입니다. 베트남어로 섭리는 Ý Chúa(이 쭈아), 곧 ‘주님의 뜻’입니다. 나의 비전에 하나님의 힘이 더해질 때 섭리가 완성되며, 이것이 우리의 사업이자 킹덤 비즈니스입니다.
킹덤 컴퍼니 — 일터가 교회가 될 때
일터 영성의 두 바퀴
- Kerygma(선포) — 일터에서의 복음 선포, 매일의 식사 기도와 묵상
- Didache(가르침·양육) — 선언을 넘어선, 꾸준한 삶의 본보기와 훈련
이 두 바퀴가 맞물릴 때, 1세기 안디옥 교회의 힘이 21세기 우리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다시 살아납니다.
바나바의 프리즘 — 일터의 리더십
성령의 빛이 리더를 통과하면 조직원과 기업의 열매로 펼쳐집니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다른 이의 은사를 찾아내 세워 주는 배려의 리더십,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행 11:24)이 경쟁과 성과 위주의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그리스도인이 보여 주어야 할 얼굴입니다.
영속성의 원칙
킹덤 컴퍼니는 단기 이윤을 넘어서는 사명을 품습니다. 반석(말씀) 위에 세워져 세대를 이어 발전하고, 주님의 뜻대로 끊임없이 공급받아 세상 속에 하나님 나라를 넓히는 기업입니다.
- 기업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인정한다.
- 성경적 가치관과 원리에 따라 경영한다.
-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르고 순종한다.
- 경영의 탁월성과 영속성을 위해 노력한다.
- 가정을 소중히 여기며 고객, 구성원, 사회를 섬긴다.
- 비즈니스를 통해 선교적 사명을 다한다.
만유의 주재이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정리 — 당신은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까?
세상은 우리의 사업과 삶을 불꽃 같은 눈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저 사람의 삶과 비즈니스는 진짜다.” 치열한 일터 한가운데서 세상으로부터 들어야 할 단 하나의 위대한 이름, 그것이 그리스도인입니다.
내 일터가 나를 그렇게 부르게 하십시오.
| S 말씀 | M 메시지 | A 적용 | T 변화 |
|---|---|---|---|
| 행 11:21–26 | 세상이 붙여 주는 이름이 진짜 이름이다 — 착함 + 성령 + 믿음 | 이번 주 일터에서 “저 사람은 그리스도인이구나” 소리를 들을 행동 하나 | 한 사람의 삶 → 회사의 문화 → 지역(안디옥)의 별칭 |
이 전문은 강사의 강의 슬라이드와 현장 강의를 바탕으로 읽기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역사적 사실과 연대는 강의 자료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어원 해석에는 여러 견해가 있습니다.








